구권력의 핵심 요소는 ‘지위’이다.

지위를 통해 권력이 부여되고, 힘을 사용할 정당성이 주어졌다.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지위’만큼이나 그것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책임이 따르게 되고, 부여 받은 권력을 잘 사용하지 못했을 경우에 대한 책임도 권력자의 몫이었다. 그러나 ‘지위’를 중심으로 하는 권력의 움직임은 제한적이었고, 아무나 가질 수 없는 폐쇄적인 형태로 존재했다. 그런데 세상에는 구권력 이라고 불리는 권력 이외에도 다른 권력의 형태가 존재한다. 책에서는 이 권력을 ‘신권력’이라고 부른다. 신권력의 핵심 요소는 ‘네트워크’이다. 개개인의 욕구, 관심사, 가치들을 중심으로 서로가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되고, 이러한 곳에서 적극적으로 가치들을 추구하고, 욕구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대중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신권력일까? 아니면 구권력일까?

구권력이든, 신권력이든, 그 둘은 모두 권력이다. 그 둘을 구분하는 이유는 힘의 움직임을 비교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위의 형태로 폐쇄적인 움직임을 가지는 힘이 능동적으로 소비하고, 자신을 위해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형태의 힘으로 변모되는 과정을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우리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권력 그 자체였다. 우리는 권력에 대해 이야기하면 할수록, 권력은 초월적인 것이 아닌 인간 내면에 있는 힘이라고 느껴졌다. 내가 가지고 있는 힘, 나의 현실을 인식하고 내가 바라는 것을 믿는 것이 모든 권력의 출발점이었다. 그것이 지위를 통해 가능했던것이 구 권력이며 네트워크를 통해 더욱 용이하게 모일 수 있었던 것이 신 권력이었던 것이다. 힘이 모이는 것이 더 쉬워졌다. 더 쉽게 사람들이 모이고, 연결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모인 모든 대중들의 네트워크를 신권력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 책에서 정의하는 신권력은 아무나 쉽게 모일 수 있고,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며, 누구나 신권력을 가질 수 있다고 묘사했다. 그러나 권력의 관점에서, 대중들이 모여서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것은 그저 힘의 움직임일 뿐이다. 새로운 힘, 신권력의 핵심은 ‘대중들의 믿음’이다. 가치, 욕구,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이고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힘이 필요한 곳에 힘을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에 대한 믿음, 우리에 대한 믿음이 권력을 권력답게 만든다. 권력의 흐름, 권력의 움직임은 누구나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권력 그 자체는 만들어내거나, 인위적으로 형성할 수 없다. 권력은 권력이 있음을 믿는 것이며, 그저 생겨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안의 힘을 믿는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믿는다. 그 믿음은 내 안의 믿음이며, 그렇게 생겨나는 나의 권력은 나의 현실이며 나의 것이 명확하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신권력을 정의하고 싶다.

신 권력은 스스로의 믿음을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생겨나는 힘이다.

나의 현실, 나의 힘을 믿고 살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많은 힘을 부여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음이 생각한 인간의 전제조건>

  1. 인간은 이기적이지 않아야 한다.
  2. 인간은 희망을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
  3. 인간은 스스로에 대해 고민하고 답을 찾아나가는 존재여야 한다.
  4. 인간은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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