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개방적이고 민주적이고 다변적인 세상을 위해 싸우는 이들이 투쟁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도구들을 이 책에서 발견하기를 희망한다.

– 33p

지음에서는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가치들이 민주적인 구조 속에서 추구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자크 아탈리와의 대화를 통해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다양한 가치들은 어떤 방법으로 우리 사회에서 추구되어야 할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각각의 개인들과 기업들은 어떻게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 연대하고, 확장 시킬까?

위 책의 저자 제러미와 헨리는 새로운 권력의 탄생과 변화를 이야기하며 우리 사회의 여러 움직임들을 풀어낸다.

구 권력의 작동방식은 화폐와 비슷하다. 소수만 지니고 있다. 일단 손에 넣은 이는 절대로 내놓지 않으려 하고, 권력을 쥔 이들이 상당량을 갖고 있다. 폐쇄적이고 접근 불가능하고 지도자 주도형이다. 상명하달식이고 쟁탈하는 힘이다.

– 18p

신권력은 구권력과는 달리 일종의 흐름처럼 작동한다. 다수가 만들어내고, 개방적이면서 참여적이고, 동료 집단이 주도한다. 신권력이 추구하는 목표는 권력을 움켜쥐고 놓지 않는 게 아니라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결집하는 일이다.

– 18p

과거, 수평적 관계망과 수직적인 위계질서라는 힘의 두 축은 늘 사회의 긴장을 초래했고, 문제를 만들어 냈다. 양 극단 사이를 조절할 수 있는 사회제도와 규범을 형성하는 작업은 시대를 막론하고 모두가 고민했던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든 개인들을 엮어줄 사회 관계망은 그 존재가 미미했고, 자그마한 여러 조직들이 큰 변화의 흐름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세상 일에 관여하기를 원했던 모든 개인들은 이제 서로 연결된 관계망을 통해 거리와 상관없이 빠르고, 광범위하게 조직화 될 수 있으며, 이렇게 짜여진 촘촘한 연결망이 새로운 모델, 새로운 공감대와 가치를 형성하는 ‘뉴파워’의 기반이 된 것이다.

폐쇄적이고 접근 불가능한 상명하달식의 ‘구권력’과, 개방적이면서 참여적이고, 동료 집단이 주도하는 흐름의 형태인 ‘신권력’의 충돌은 ‘ME TOO” “PATIENTS LIKE ME” 등 다양한 사회운동에서도 나타난다. 신권력을 통해 승리를 한 이러한 사회운동의 공통점은 모두 오늘날의 도구를 이용해 참여를 갈망하는 이들의 에너지를 결집할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에 있었다.

미래 싸움의 승자는 누가 더 사람을 많이 모을 수 있느냐로 결정된다. 미래에 성공하게 될 평범한 사람들, 지도자들, 조직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선하든 나쁘든 사소하든 거기에 참여하고자 하는 주변사람의 에너지를 가장 잘 수렴하는 이들이다.

– 30p

NASA의 지도부는 그들이 점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위기의식에 ‘개방적 혁신’이라는 프로젝트를 시행하여 민간 분야와의 교류를 활성화 하려는 시도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태양 폭풍을 효과적으로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민간 엔지니어가 만들어 내는 결과를 얻게 된다. 이에 NASA 지도부는 흥분하여 ‘개방적 혁신’ 프로젝트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접근방법이라며 해당 프로젝트를 확장하려는 워크숍을 열지만, 그 워크숍은 NASA 내부의 연구원들간의 갈등으로 분열을 겪는다. 왜 이들은 갈등과 분열을 겪었을까?

구권력을 지닌 집단들은 ‘전문성’을 강조한다. 그들은 피아가 명확하며, 흰 가운을 입고 자격을 갖춘 ‘전문가’만이 우주의 섭리를 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정보를 독점하려 했고, ‘무자격의 대중에게 정보를 노출하지 않으려 했다.

– 41p

신권력을 지닌 집단들은 협력에 훨씬 열린 자세를 보였고, 대중에게서 지혜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으며, 자기들의 세계를 개방해 외부자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했다. 이 부류에 속하는 과학자들은 ‘실험실은 내 세상’이라는 사고를 버리고 ‘세상이 내 실험실’이라는 사고를 하게 되었다.

– 43p

이와 같이, 폐쇄적으로 정보를 독점하고 공개하기를 꺼려하는 구 권력 집단보다, 문제를 함께 풀어내고, 방법을 찾는 데 있어 개방적인 신권력 사고를 지닌 집단은 더 나은 가치와 해결책을 빠르고 쉽게 찾을 가능성이 높다.

구권력 가치를 추구하는 이들은 뛰어난 경쟁자가 지닌 미덕을 칭송하고 승리를 높이 산다. 세상을 승자와 패자로 나누는 이러한 사고방식은 성공을 제로섬 등식으로 치환한다.

– 48p

신권력 모델이 진가를 발휘하면 자기 자산이나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사람들, 다른 이들의 아이디어를 확산시키거나 기존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사람들에게 보상함으로써 협력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강화한다.

– 48p

1등, 최초를 기억하는 것이 신 권력의 사람들에겐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더 나은 가치, 아이디어가 협력적으로 확산되는 것에 집중한다.

뿐만 아니라, 신권력과 구권력의 충돌은 정치에서도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대중은 모르는 게 약이라는 사고방식으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려는 ‘알 필요(need to know)’정서와 정보를 개방하라고 조직에 요구하는 신권력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이 주장하는 ‘알 권리’정서가 크게 충돌하고 있다.

– 50p

신권력을 추구하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투명성이나 솔직함의 부재를 합리화 하는 입장을 용납하지 않는다.

결국 신권력의 개인은 ‘창작자’로서 존재할 수 있다. 수동적으로 구권력이 만들어낸 작품들을 소비하는 형태가 아닌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개인들이 ‘창작자’로서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들을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방식인 것이다.

신권력 가치를 지닌 이들은 ‘구속력 없는 소속감’을 지향한다. 바로 이점이 수많은 구권력 기구가 파악하려고 애쓰는 모순이다.

– 53p

여러 가치들을 존중하는 개인들은 ‘자유로운 소속감’을 통해 여러 조직들을 넘나든다. 다양한 조직에 속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신권력의 흐름 속에서 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변화를 겪으며 구권력의 집단과 신권력의 집단은 같지만 다른 고민들을 하고 있다.

구권력 기업은 사업 관행과 사내문화를 신권력 사고의 측면과 연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방식으로 모델을 바꾸는 일은 상당히 어렵다.

– 62p

마찬가지로 대규모 군중을 모으는 데 성공한 신권력 운동/모델은 신권력 가치를 고수하는 본래 취지를 유지해야 할지, 벗어나야 할지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기로에 서있다.

– 62p

궁극적으로 세계는 변화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모든 권력들은 그에 따른 변화를 수반해야 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신권력 공동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낮은 진입장벽을 통해 참여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공동체의 일원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리고 해당 구조의 중심부에 있는 운영진들은 사람들을 ‘참여 척도 상층부’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해야만 모든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를 줄 수 있으며, 함께하는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이러한 공동체를 다루는데 실패한 여러 기업들의 사례를 보여준다. 레딧이나 우버등이 바로 그러했다. 그들은 그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 것에만 집중했으며, 사람들을 적극적인 참여자로 전환시키는 것에는 소홀했다. 그 결과 그들과 대중 사이에는 신뢰나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고, 등을 돌리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신권력의 성공을 위해 ACE를 강조한다. Actionable(행동하기) Connected(연결되기) Extensible(확장하기)이다.

그러나, 신권력의 성공이 반드시 우리 모두가 행복한 미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의 승자는 자기 아이디어를 더 설득력 있게, 더 빨리, 더 지속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자다. 가짜 뉴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이들,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이들, 예방접종에 반대하는 이들, 온갖 극단주의자들이 판치는 세계에서 우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있다. 천사의 편에 서서 공감을 확산하고, 다원주의를 증진시키거나 과학을 변호하려는 사람들은 우선 고통스러운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신권력은 증오와 오류를 전파하는 데도 귀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사실 신권력의 어두운 이면의 힘이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한 상태에서 싸움이 시작되었다. 자극적인 아이디어가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고 클릭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사실이 우리 편이라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진실에는 ACE가 필요하다.

– 97p

결과적으로, 신권력이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흐름으로 변화 하고 있음이 분명하지만, 그 권력과 권력이 작동하고 있는 플랫폼들이 옳은 길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부족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권력 공동체를 통해 올바른 사회를 구축하고, 긍정적 방향으로 사회를 전환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2016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와 잘못된 정보를 확산시키는 플랫폼의 기능을 했다. 그들은 ACE를 효과적으로 시행했지만, 수백만 명의 유권자들이 잘못된 정보에 의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했다. 조사결과, 다음해 9월 무렵 페이스북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미국 내 여론을 조작하는 공작원들에게 광고를 판매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플랫폼은 그 속에 존재하는 개인들이 없다면 속 빈 강정이나 마찬가지이고, 우리가 플랫폼의 생사를 결정하기 때문에 그 모든 신 권력의 사용에 있어서 우리는 신권력 공동체가 우리를 즐겁게 하고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지 여부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의 세계에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도 고려할 의무가 있다.

– 193p

결국 신권력은 옳고 그름에 상관 없이 여러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의 역할은 각각의 플랫폼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있는지 감시하고, 그것이 부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도록 견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주는 7장부터 12장까지를 읽으며 신권력의 요소들이 긍정적 가치를 만나 어떤 변화들을 만들어 내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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