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선진국에서,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역사상 최저인 시대다. 이러한 때에 전층 사회를 구축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리고 중요 이슈에 적극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일과 그저 쉽게 도파민을 분출해 보상 체계나 충족하고 싶은 유혹 사이에는 늘 갈등이 존재한다.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기능을 회복하려면 천사의 편인 사람들이 사용자들에게 탁월한 경험을 제공하고 지속적인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설득력 있는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

– 404p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그것은 권력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물밀듯이 들어온 권력을 대중의 요구에 맞춰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권력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마련이다.

권력이란 무엇일까?

권력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1주차에서 이야기했듯이, 거리에 상관없이 자신의 개성과 이야기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대중들은 점점 서로 연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들이 존재하는 ‘광장’ 형태의 플랫폼들은 하나의 공동체의 성향을 가지게 되었고 이는 대중들이 특정한 ‘가치’를 중심으로 모이게 되고 공동체의 목표를 추구하는 ‘초연결’된 대중을 형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폐쇄적이고, 통제하는 권력은 더 이상 대중들에게는 권력이 아니었다. 대중들이 어떻게 권력이 사용되는지 확인하고, 나아가 그 권력을 대중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권력이 대중들에게는 권력이라고 인식되었고, 이를 책에서는 ‘신권력’이라고 불렀다.

그렇다면, ‘초 연결 시대’라고 불리는 이러한 사회 속에서 모든 대중들은 그들이 원하는 가치를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권력을 사용하기 위해 행동하고 있을까?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현재 존재하는 수많은 플랫폼과 기술들은 우리나라의 대중들을 ‘초연결’ 시켜주는 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 속에 있는 수많은 대중들, 또는 대중의 맹목적인 관심과 인기만을 원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가치에 따라 주체적으로 권력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가지는 거대하고 빠른 힘에 편승(bandwagon)하길 희망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가치가 아니라 플랫폼이 제공하는 ‘이익’이며, 더욱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컨텐츠를 통해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고자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초 연결된 대중’의 형태는 아직 그 안에서 긍정적인 권력의 흐름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사람들은 자신이 엘리트 계층의 볼모가 아니라 자기 운명의 주인이라고 느껴야 한다. 이 모든 억눌린 주체의식이 제대로 표출되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이 이따금 열리는 선거나 국민투표뿐이라면, 사람들은 당연히 참여를 화풀이 방법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생기게 된다. 플랫폼 독재자들과 극단주의자들은 쉽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러나 우리는 ‘전층사회’를 제시한다. 사람들이 의미 있게 기술 플랫폼에 참여하고 일, 건강, 교육, 민주주의와 정부를 경험하는 삶의 모든 국면에서 주인의식을 느끼는 그런 세상 말이다

– 393p

이 책에 따르면, 권력은 초 연결된 대중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권력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우리는 믿을 수 있을까? 권력은 누구에게 가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진정한 신권력을 가질 수 있고, 그 권력을 긍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권력이란 사람들이 신뢰하도록 하는 힘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 힘을 긍정적으로 사용할 때, 뉴파워가 형성되지 않을까?” “철가루가 자연스럽게 자석에 붙는 것처럼 힘은 철가루 에게도 있고, 자석에도 있는 것 같아. 만약 철가루가 없다면 자석도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거지”

권력이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인지, 권력은 누가 가질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이 오가며, 지음은 자신이 권력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 집단과,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스스로 의심하는 집단을 생각하게 되었다.

지음은 권력에 대한 솔직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음주에 그 집단들을 이야기해보고, 우리가 원하는 신권력에 대해 이야기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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