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세계의 종말> - 클라우스 레게비, 하랄트 벨처

기후위기의 극복에서 문화위기의 극복으로.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하여

머리말
세계는 몰락하지 않는다. 무너지고 있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 문명화된 규범, 자율적인 개인,글로벌 협력과 민주적 절차이다. - 15p

세상은 항상 상승기류가 반복되었다. 우리가 알던 세상은 무한성에 따라 팽창했고, 한계가 없었다. - 15p

우리의 현실은 이미 크게 변화했다. 그러나, 미래 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더 변화해야 한다. 이를 무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기후변화는 곧 문화 쇼크와 다를 바 없다.

거대한 전환이 지향하는 것은 사회,정치,문화 면에서 근본적으로 변화된 탈탄소 사회이다. - 21p

이 책은 기후변화가 왜 문화변화로 이어지는 지를 이해하고, 알고있는 것을 왜 실천하지 않는지 행위의 모순을 지적하고,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는 협력의 태도를 논하며, 더 많은 민주주의를 활성화 할 기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흔히 위기라는 것을 이야기할때 우리는 지금당장 위기인지, 위기가 100년 안에 일어날 개념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즉, 우리에게 예측된 미래가 궁핍해 진다거나, 현재보다 뒤쳐질 수 있다는 생각은 생소하고 혼란스럽게 여겨진다. - 25p

이러한 생각은 단기적 이익이나 장기적 구원에만 집착하는 인간들의 시간감정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 25p

전 영역에서 지구를 보고 분석하고, 인류에 대해 고민하는 전문가 집단은 넓은 관점에서 흐름을 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사람들은 우리가 왜 위기인지, 어떻게 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 과학적 근거를 통해 이를 제시한다. - 25p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는 보통의 인간은 나의 오늘의 당장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익숙하기 때문에 100년의 미래를 꿈꾸는 것이 쉽지 않다.

저자는 기후위기에 대한 이야기가 우리에게 와닿지 않는 이유가 100년의 미래를 상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이는 곧 당장의 이익만을 위하는 우리의 관성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합니다.

리스크의 현실감각 상실에 대하여

자본주의 경제의 근본 모델은 공간에서 시간으로 이동한다. (석탄이라는 공간재를 추출하여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위에 두는 방식) - 29p

이러한 나태한 상황이 초래된 이유는 심리학적 요인과 더불어 규정된 목적을 위해 ‘처리할 수 있을 정도의 손해는 일단 저질러보고 그 극복은 나중 시점으로 연기하려는 위험천만한 사고방식 때문이다. - 30p

이러한 개별적 위기들은 복합적 작용을 통해 메타위기를 초래하며 결국 시스템의 붕괴의 위험으로 이어진다. - 32p

문화 문제로서의 기후변화

기후변화는 그 원인과 영향의 측면에는 자연과학의 대상이고, 그 결과에 비추어보면
사회과학과 문화과학의 대상이다. - 42p

우리는 근원적으로 기후위기가 일어날때 무엇을 상실하는가? 바로 사회적 확실성의 상실이다. 그러한 사건들은 “확실하거나 신뢰할 만한 사실이 의심스럽거나 불안정해질 상태에 놓였다는 점에서 위기를 나타낸다.” - 42p

재난은 원래 사회문화적 보호조치가 붕괴가 될때마다 재난이라고 불렸다. (국가, 정부가 더이상 기후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보호를 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증가) - 43p

기후변화는 불확실성을 증가시킵니다. 갑자기 많은 폭우가 내리기도 하고, 언제 지진이 날지 불안하며, 거대한 산불이 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우리에게 있다면, 그것은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불안함을 자극하기 때문에 위기라고 불립니다.

어떻게 임계점을 돌파할 것인가?

저자는 카타제네시스(catagenesis)의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함.

카타제네시스 : 일종의 퇴행적 진화로서 경우에 따라 구원자의 역할을 하는 과정이 발생해 비교적 낮은 단계에서의 복잡한 시스템이 재생되는 것을 말함. “하나의 새로운 모델” - 65p

앞서 이야기했듯이, 왜 환경의식과 실천이 따로 노는가?

인지부조화

사람들은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부조화를 격게 되면, 불편함을 느끼고 이 부조화를
제거하거나 축소 은폐하려고 한다. 따라서 신념을 고치기 보다는 합리화 하는 것이 편한 것이다. - 95p

기후변화와 같은 현상도 인지 부조화를 설명하기에 적합하다. 위험이 해마다 확실해 지는데도, 배출량은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 95p

그렇다면 왜 우리가 아는 것을 행하지 않는가? 우리는 도전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극복하려 노력한다. 때로는 인지를 분석하고, 인지부조화를 경험하기도 하고, 개별적인 수단으로서 개별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하기도 한다.

바탕교체가 불안을 일으키는 변화 또는 심지어 경계해야할 정도로 심각한 변화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게 한다면, 인지부조화의 매커니즘은 변화시키기가 매우 어려워 보이는 것을 재규정해 합리화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즉, 인지부조화는 실제로는 위협적이고 절박하게 처리해야 할 문제를 축소하고 은폐한다. - 118p

생각보다 우리는 문제를 인식하는 것 보다 은폐하고 축소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위험이 해마다 증가하고, 재난은 무작위적이지만, 어디에나 이것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꾸 망각하곤 합니다.

위기의 민주주의

우리가 알던 민주주의는 뭘까?

국가 형태로서 민주주의는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고 있지만,민주정치의 실천은 회의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인해 권위적이거나 포퓰리즘 뿐만 아니라, 미래 문제들을 이슈화해 변혁을 추진하지 못하는 정치 엘리트들의 무기력도 반영한다. -170p

따라서 안정적으로 여겨지는 민주주의에서도 ‘포스트 민주주의’로의 이행이 이루어 지고 있다. 민중의 지배 이후에는 무엇일까? 과연 민주주의 이후에는 무엇이 이루어질까? 비교하여 권위주의 체제는 정통성을 확보할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권위주의는 민주 체제가 파생되어 나오는 ‘모태’로 간주된다. 민주 체제는 실패할 경우, 다시 권위주의로 복귀한다. 이는 참여와 다원성을 제한하기 때문에, 붕괴될 위험에 처한다. - 186p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위험이 도래할 수록 더 많은 역할을 정치가 해주기를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팬데믹의 경우 국가가 주도하여 많은 방역의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하는 부분이나, 시민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정부의 역할을 문제삼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후위기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시민들은 기후위기에 있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정부는 이에 호응하기 위해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권위적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는 기후위기가 곧 민주주의의 위기는 아닌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게 합니다. 저자는 그럼에도 민주주의를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해야 함을 주장합니다.

어떻게 민주주의가 기후변화를 극복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의 실천과 환경정책의 실천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이 실천을 바탕으로 한 정치 시스템의 생산성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는 연구가 부족하다. - 189p

이러한 상황에서 기후정책적 조치들은 국가적인 무기력과 초국가 적인 상황강제 사이에서 어려움에 처한다. - 192p

대안


새로운 자연의 위협으로 리바이어던이 필요해진 상황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절대권력자 리바이어던 말이다. - 206p

그러나, 유일한 대안은 ‘더 많은 민주주의’를 감행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절차의 효용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때 누리는 관심과 만족이 존재한다. - 207p

민주주의는 ‘대중의 지혜’를 신뢰함과 동시에 ‘다수에 의한 독재’와 유혹을 차단한다. 다시말해, 열세에 있는 소수는 다수에 동의하고, 다수의 지원으로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민주주의는 다른 체제보다 ‘더 반응적’이고, 정치과정은 더 예측가능하며, 여론은 정치가들을 지속적으로 통제하고 이들에게 해명의 의무를 부과한다. - 208p

성공적인 기후정책은 ‘더 많은 민주주의’를, 다시 말해 새로운 참여 문화를 필요로 한다는 점은 해명되어야 한다. 왜 우리는 적극적인 시민의 참여를 기대해야 하는가? - 208p

더 많은 민주주의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재난이라는 것이 정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더 많은 위기는 역설적으로 거대한 정부를 요구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더 많은 민주주의란 개개인의 참여를 통해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절차적 효용성을 통해 참여하는 과정 속의 만족을 고양시키는 방법으로의 ‘더 많은 민주주의’인 것입니다.

거대한 전환

인간은 포기를 원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아 변혁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말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기존의 담론) 그렇다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어떻게 포기하라고 감히 말할수 있는가? 라는 비판이 뒤이어 온다. - 210p

이러한 오류는 변혁이 곧 포기라는 생각으로 인해 발생한다. 즉, 포기라는 말에 내포되어 있는건 현재의 상태가 최고라는 가정, 낙관적 시선이기 때문이다. - 210p

저자는 변혁이 곧 포기라는 생각이 오류라고 지적합니다. 현재의 상태가 최고라는 낙관적 사고가 그 안에 내포되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최고의 상태가 아닙니다. 우리의 기후위기의 현실은 오히려 포기의 결과입니다.

이익으로서의 포기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현재는 포기의 결과라는 점을 인식시켜 주면 된다. - 211p

우리는 이미 많은 포기를 하고있다는 점이다. 합리성의 조건에 따라 어쩔 수 없지, 그나마 나은것이라는 말로 포기를 쉽게 한다. 일자리가 없는 것 보다는 건강에 해롭더라도 일자리가 있는 것이 낫고, 돈이 없어 구입할 수 없는 조용한 집보다는 시끄러운 집이라도 있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 212p


반대 방향으로!

따라서 포기하라!고 외치는 자는 주어진 조건에서 도대체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자문해야 한다. - 217p
ex) 승용차 이용이 제한되는 경우는 보면, 원활하지 않은 교통망은 곧 강요된 포기 -
편안하고 친환경적이며 저렴한 이동수단에 대한 포기, 노약자들에게는 집 밖으로 이동할 자유에 대한 포기를 의미한다고 지적할 수 있다.

인간에서 시민으로
민주주의는 성, 종교, 신분, 수입과는 무관하게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동등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지닌다. 민주주의는 이념적으로 구성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발판으로 하는 능동적인 체제이다. - 231p

칸트는 능동적인 정치 참여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로 시민적인 독립성을 내세웠다. - 232p

이기주의가 최우선 가치인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연대할 수 있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역량 강화와 회복탄력성


환경위기를 능동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은 두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번째는 ‘역량
강화’이다. 이는 자신의 관심사를 스스로 정해 독자적이며 책임감 있게 실행해 나가는 역량을 키우는 것을 의미한다. - 235p

또 다른 하나는 회복탄력성이다. 필리핀의 마닐라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주거지가 재난으로 인해 파괴되어도, 이를 포기한적은 없다. 이를 극복하는데는 저항의식, 어떻게 재난에 대응하여 회복할지를 고민하는 탄력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240p

맺음말

많은 사람들은 ‘변화’가 필요할때 ‘포기를 생각하게 되는 잘못된 상황강제의 늪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준거틀을 바꾸는 것이야 말로 기후 변화에서 문화변화로 나아가는 길이다. 우리는 시스템 그 자체를 자신의 고유한 규범적 가치에 따라 검토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

278p
따라서, 필수적인 문화 변화가 가능하려면, 독자적인 ‘우리-집단’의 정체성이 있어야 하는데,‘우리’는 어느 누구도 도로 없는 곳 마저 달릴 수 있는 기동 차량을 몰고 시내를 질주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고, ‘우리’는 일년에 네 번씩이나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일은 없으며, ‘우리’에게는 훌륭한 대중교통 시스템과 온실가스 배출을 적게 하는 친환경 학교가 있다. - 280p

우리는 우리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야 한다. 여러분은 이제 이 책을 덮고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 “그건 우리가 알던 세계의 종말이야.” (이제 난 괜찮아) - 280p

우리가 알던 세계의 종말을 초래하는 것은 기후 위기입니다. 기후위기가 우리를 모두를 위험에 빠트리는 이유는 자연적인 것(태풍, 홍수, 산불 등)으로 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후위기는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우리는 그러한 재난에 대응하여 심리적 문제(바탕교체, 인지부조화)와 무기력을 느끼게 합니다. 곧, 주체성의 상실과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강한 힘을 원하게 됩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일으키며, 권위주의의 득세를 가능하게 합니다.

저자는 이에 대응하여 더 많은 민주주의만이 해답임을 이야기합니다. 과거에는 투표를 통한 결과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 그 의미였다면, 더 많은 민주주의는 실현되는 과정에서의 시민의 참여와 그 만족감을 바탕으로 진정한 문제해결의 지점을 찾는 시민들의 공동의 정체성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로서 ‘사람들’이 아닌 ‘인간’이 되고, ‘인간’을 넘어 ‘시민’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결론적으로, 기후위기는 민주주의와 문화의 위기를 초래하며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우리의 준거의 틀을 바꾸고, 공동의 정체성을 형성해 모든 시민의 힘으로 이를 이겨낸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불안을 인정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알던 세계의 문을 닫고, 이제 난 괜찮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질문들 : 이번달의 주제는 기후위기로 인해 포기하게 되었던 것은 무엇인지, 나는 기후위기로 인해 어떤 것을 포기하게 되었는지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일상속에서 여러분은 어떤 것을 포기해 보았나요? 당연하게 포기했던것들이 있나요?

저자는 기후위기가 더 많은 민주주의를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살고 있는 세상의 정치에 대해 관심이 있나요? 더 많은 민주주의를 실현하게 된다면 기존과는 어떤 점들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더 많은 민주주의의 실현은 주체적으로 우리의 삶을 결정하고, 당연하게 포기했던 것들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미래를 의미합니다. 여러분들은 100년뒤의 나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100년 뒤의 나의 존재 혹은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있나요? 우리-공동체의 정체성이 반드시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가치는 무엇이 있을까요? 100년뒤의 자손들에게 편지를 써봅시다!


<11월 청년기후포럼 안내>
전염병과 테러, 전쟁으로 한계에 다다른 인류 문명. 그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문명은 어디에-
문명은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그 안을 지탱하는 시스템은 우리 문명의 사고방식이자 방향성이기도 합니다. 그 문명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왜 우리의 문명이 흔들릴까요? 그 자리를 대신할 새로운 문명은 어디에 있을까요? 11월은 <문명1>,<문명2>를 읽고 그 고민을나누는 시간을 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