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적 개혁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절대로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제도적 개혁은 폭풍우 속을 지나는 비행기 안에 조종실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조종실을 만들려면 우선 비행기에 함께 타고 있는 승객들에게 조종실의 필요성을 인식시켜야 할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변화일지라도 모두가 함께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셈이다

– 미래 대예측 204p

자크 아탈리는 자기자신되기의 필요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자기자신되기의 과정 속에서 타인과 끊임없는 질문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대화는 함께 문제를 인식하고, 이타주의를 합리적으로 행사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모든 구성원들이 노력하는 과정인 것이다.

자기자신 되기는 왜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이루어야 할 목표일까? 자크 아탈리가 제시하는 미래는 궁극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자크 아탈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 세상에서의 시간이 짧은 만큼, 변화를 위해 직접적인 실천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자기 자신과 다른 이들을 위해 스스로 분노하며 질문을 던질 용기를 내고, 사랑하고, 찾아내기 위한 분노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성찰의 과정을 거쳐 형성된 강력한 가치들 속에 우리의 뿌리를 내리고 지속적인 행동의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결국 자기자신 되기는, 우리가 세상을 어떤 시선을 통해 바라보고, 어떻게 변화되었으면 좋을지 알아보는 과정인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자기자신 되기는 결코 나만을 위한 목표가 아니며,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지켜내고, 내 주변과 함께 나누며, 미래의 세상을 살아갈 또다른 인간들을 개인주의, 욕망, 탐욕으로부터 지켜내는 행위 자체들로서의 자기자신 되기 인 것이다.

자신의 삶을 가능한 한 고결하게 살아 낼 때 비로소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법이다.

– 미래 대예측 190p

자크 아탈리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이기주의와 탐욕, 자본이라는 가치의 불균형의 해소를 죽음을 인식하는 ‘개인’의 태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태도는 궁극적으로 같은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의 삶으로 귀결된다.

세상이 최악을 향해 가고 있음을 인식하되, 이를 그저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안된다. 앞으로 다가올 일에 건강한 분노를 터뜨려야 한다. 그리고 이 분노를 변화의 원동력으로 삼아 자신을 건설하고 구해내야 하며, 자신과 타인 사이의 관계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 미래 대예측 196p

자크 아탈리는 미래 대예측을 통해 현재 세계의 여러가지 문제들을 직시하고, 전세계가 위기로 향해가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가 그리는 미래의 세상은 나와 타인의 관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개인의 성찰과 깨달음이 세상으로의 긍정적 원동력이 되는 사회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사회의 부조리를 깨닫고, 현재 내가 속한 사회에 대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개인은 어떤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야 할까? 새로운 세상을 찾아 떠나야 할까? 또는 어떤 대안이 있을까?

자크 아탈리에 따르면, 다른 세상을 찾아 떠나기보다 내가 그 안에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긍정하며, 새로운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희망하고,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온 힘을 다해 세우려고 노력한다면, 작고 미미해 보일지라도 그 속에서 새로운 세계는 이미 탄생해 있으며, 그 가치에 동의하는 개인들이 함께 얽혀 뿌리를 내리고 함께 하는 세상이 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동시에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타인이 중요시하는 가치를 함께 이룰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개인이 스스로 세워놓은 자아 실현과 성취의 욕구가 실현되는 성장의 과정에서 또다른 개인들은 스스로의 새로운 자아들을 끊임없이 그 위에 세우고, 서로가 서로의 자기자신 되기를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결국 나의 인생의 목표 또한 잘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궁극적으로, 자크 아탈리가 그리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은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문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는 세상이다. 그 속에서 자신이 중요시 하는 가치를 포기하거나 부당한 사회 속에서 무너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인간이기 위해 함께 연대하며 이타적인 삶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지켜내는 개인들이 함께하는 세상은 분명 아탈리 뿐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원하는 세상일 것이라고 지음에서는 함께 이야기했다.

내가 나로 남기 위해 죽음을 걸 수 있는 삶, 그것을 통해 지켜질 수 있는 가치는 분명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치일 것이며, 이러한 태도는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연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가지 매몰된 가치들을 살려낼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여러 공동체들이 인간이 추구해야할 다양한 가치들을 주장하고, 함께 대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 모든 가치들을 아우르는 인간다움에 대해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었고, 그 움직임들이 소외되는 개인들을 위로하며 ‘인간’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함께할 수 있는 ‘신뢰의 사회’로의 전환의 가능성을 우리는 미래 대예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주 지음에서는 지음이 생각하는 인간의 전제조건을 이야기하며, 각자의 분야에서의 미래의 모습과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떤 가치들을 함께 생각해 나가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 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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