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문을 닫은 사회가 아니다. 게다가 또다른 힘이 나타나 이 완벽한 고리를 끊어놓고 세상을 탈선 시킬 위험을 가하고 있다. 오히려 자유로 인해 불안정과 불충이 생겨나고 공공의 이익이 사라져 버린 이 힘은 희소성과 죽음에 대한 또 다른 인식을 추구하도록 이끌어 간다. 결국 종교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 – 104p

자크 아탈리는 우리 사회가 궁극적으로 자유만을 추구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가치들이생겨나고 그로 인해 사회가 점점 일원화 되고, 서열화 되어 경쟁적으로 변화되는 여러 상황들이 사회에서 우리가 이타적으로 존재할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이번주 지음에서는 ‘인간은 자유를 추구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생각하는 자유의 경계와 범위 들을 이야기하며 자크 아탈리가 이야기하는 자유와 인간의 존재 목적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사회는 죽음에 대한 의미를 기반으로 세워졌다고 자크 아탈리는 이야기한다. 즉, 우리에게 주어진 유한의 시간 동안 최대한의 자유를 추구하기 위해서 자유라는 것을 최대의 삶의 목적으로 두고 살아왔지만, 우리는 이타성을 잃어버리고, 타인의 자유를 쉽게 침해하는 상황까지도 발견하게 된다. 이런 모습의 사회는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사회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유를 제약할 수 있는 두가지의 ‘구조’에 의해 해결될 수 있다고 자크 아탈리는 이야기한다. 하나는 사유재를 보호하기 위한 ‘시장’의 개념을 통해 개인의 자유를 사고 팔 수 있는 재원으로 만들어서 자유의 범위를 물질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의 자유를 무한히 추구하는 것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제약을 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렇게 형성이 된 시장의 구조가 개인의 존재 자체를 ‘수단화’하고, 맹목적으로 자본만을 쫓게 되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

또다른 방법은 ‘민주주의’를 통한 법적 규범의 확립이다. 민주주의라는 규범을 통해 법적으로 자유를 통제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사회 속에서 타인이 나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에 대해 규범을 통해 보호 받을 수 있으며,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다양한 가치를 자유롭게 추구하며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빠른 발전에 따른 민주주의의 법적 규범이 갖춰지지 못하면서, 세계는 자본주의의 힘이 점점 더 커져 세계화 되는 반면, 민주주의는 여전히 지역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본주의의 발전의 속도에 따라 민주주의 또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발전을 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심지어, 자본주의 ‘시장’을 통해 표현되는 자유의 모습은 모든 보통의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아닌 시장 구조의 상위 계급에 있는 개인만의 자유가 되었고, 그에 따른 여러가지 사회문제 들이 나타난다. 부의 불균형이 점점 심각해지고, 유권자의 힘보다 자본가, 기업의 힘이 더 커지게 되는 문제들이 점점 많이 생겨나게 된다. 자크 아탈리는 이를분노의 경제(Économie de la colère)를 넘어 격분의 경제(une économie divisée)’ 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격분의 경제로의 전환을 멈추고, 올바른 민주주의의 규범을 세우기 위해 개인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불멸성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세계적인 민주적 규범의 필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타주의가 자유를 구속하고 윤리적이며 비물질적인 구속을 가하는 유일한 존재로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세상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각각 가장 고결하게, 즉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되 최대한 이타적으로 살아야 한다.] -111p

자크 아탈리는 민주주의 규범 안에 존재하는 개인의 이타주의적 태도를 강조한다. 세상은 나 혼자 살 수 없다는 생각, 자유를 추구하는 것만이 인간의 목적이 아니라 이타주의를 통해 자유를 일정부분 구속하고 함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죽음을 인식하고 자유를 대해야 할 태도라고 자크 아탈리는 이야기한다.

죽음에 대한 인식과 인간이 가져야하는 이타주의에 대해 이야기한 또다른 책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의 저자 C.S루이스는 인간은 스스로에게 존재하는 ‘도덕률’에 의해 살아가는 존재인데, 우리는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기적이면 안된다’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옳은 행동-공정한 처신, 이기적이지 않은 마음, 용기, 신뢰, 정직, 신용 등 우리 안에 있는 ‘도덕률’의 소리를 듣지 않았을 때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이러한 과정이 우리 안의 ‘도덕률’을 인식하는 과정이며, ‘도덕률’의 법칙을 지키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잘못된 힘과 관계를 맺었다는 성찰을 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결과적으로, 자크 아탈리와 C.S 루이스는 이타주의와 도덕률의 개념을 통해 인간의 존재 목적은 자유 추구가 아니라 ‘자기 자신 되기’라는 것에 뜻을 함께 했다. 그리고 ‘자기 자신 되기’의 과정을 통해 잃어버렸던 믿음과 삶의 가치들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공통적으로 주장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 안에 있던 양심, ‘도덕률’의 소리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으며 잃어버렸던 ‘인간성’에 대해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우리는 분노의 경제를 멈출 수 있을 것이며, 세계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다양하고 올바른 가치들이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지음은 삶을 살아가는 태도(이타주의, 자기 자신 되기)가 민주주의의 법적 규범을 수립하는 것보다 우선적으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함께 나누게 되었고, 그 태도는 우리 안에 있는 도덕률을 잘 성찰하고 지키는 것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존재 목적은 우리 안에 존재하는 인간됨을 잘 바라보고 지켜내는 삶의 태도에 있다는 것에 뜻을 함께 했다.

다음주 지음에서는, 우리의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가치들이 매몰되어 가고 회복되어야 하는지, 그것을 회복할 수 있는 삶의 태도는 무엇일지에 대해 함께 성찰해보고 이야기하기로 하며 책거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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