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르 마네트 _ 김진명

소설 「직지_아모르 마네트」는 제목을 통해 작가 김진명이 이야기 속에 담아내고자 했던 내용들을 유추해볼 수 있다.

직지.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직지(直指, 백운화상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는 고려시대 승려인 백운이 1372년에 저술한 책이다. 선의 중심을 깨닫는데 필요한 역대 경전과 법문의 주요 어록을 수록한 것인데, 대략적인 내용은 ‘참선하여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볼 때, 그 마음의 본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라는 것이다. 직지는 백운이 세상을 떠난 이후, 1377년에 스승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고자 했던 백운의 제자들을 통해 흥덕사에서 금속 활자로 인쇄되었다. 우리에게 ‘직지’라는 이름이 익숙한 이유는, 직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 인쇄본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부제로 달려있는 ‘아모르 마네트’의 뜻을 생각해보면 직지와의 연관성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아모르 마네트(amor manet)는 ‘사랑은 남는다.’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원래 아모르 마네트 앞에 함께 쓰이는 문장이 있는데, ‘템푸스 푸기트(Tempus fugit)’로, ‘시간이 흘러도’라는 뜻이다. 즉 문장을 합쳐보면 ‘시간이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라는 뜻이 된다.

작가는 책의 제목으로 직지와 사랑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직지와 사랑은 어떤 관련성이 있는 것일까? 금속활자와 시간이 지나도 남는 사랑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직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공인받은 ‘직지’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를 둘러싼 중세의 미스터리를 추적한 장편소설이다. 김진명 작가는 치밀한 자료조사와 현지 취재, 그리고 현대 과학의 성과에 역사적 추론을 더해 팩트와 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금속활자의 전파에 관한 실체적 진실에 다가선다. … 김진명 작가는 직지와 한글이 지식혁명의 씨앗이 되는 과정을 추적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밝히는 한편, 그 속에 담긴 정신을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 「직지」의 출판사 서평 中

Q. 김진명 작가가 생각하는 ‘소설을 쓴다’는 건 무엇인가요?
A. 한마디로 말하면 허구 즉, 거짓말인데요. 세상이라는게 묘해서 팩트만 나열해서는 진실을 알 수 없을 때가 아주 많습니다. 게다가 인권이라든지 사람의 명예 같은 것들이 굉장히 소중하기 때문에 사회의 다른 수단으로는 사람이 얽힌 리얼한 진실을 알기에는 어렵죠. 그래서 소설은 인간이 만들어낸 아주 소중하고 특이한 장치인데요. 거짓말을 하지만 그 거짓말을 통해서 사실의 나열만으로는 알아낼 수 없는 진짜 진실을 알아내라는 것이죠. 그래서 제게 있어 소설을 쓰는 의미라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왜곡될 수밖에 없는 진짜 진실을 찾아내는 한 수단으로 소설을 쓴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호이의 사람들] 김진명 인터뷰 中

유교의 바탕이 된 ‘충효예’를 풀이하면 ‘충은 너를 임금에게 바쳐라, 효는 너를 아버지에게 바쳐라, 예는 너를 남에게 바쳐라’거든요. 이런 사회에서는 자아는 자기를 주장하면 호되게 곤욕을 치뤘어요. … 국가와 사회와 개인의 정체성이 사라진 채 일본 지배를 겪었고, 정신없이 압축 성장을 거쳤어요. 결과는? 남녀노소 막론하고 의탁할 가치 규범이 사라진 겁니다. …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고구려’를 썼고 ‘직지’를 썼습니다. 우리가 가졌던 나라 중 굴종적인 조선에서 되도록 멀리 갔지요. 현재를 둘러보세요. 공통된 가치관이 없으면 사회는 돈을 취우선의 가치로 삼습니다.

-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김진명 인터뷰 中

우리는 작가의 인터뷰를 통해 직지와 사랑에 관련된 진실과, 우리가 가져야 할 정체성과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을 것을 예상해볼 수 있었다. 「직지」를 읽으며 금속활자가 만들어진 배경에 담긴 의미와 금속활자와 사랑의 관계에 대해 고민해보고, 이를 통해 우리가 다가가야 할 사랑과 관련된 진실은 무엇이며, 우리가 가져야 할 정체성과 가치관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나가보기로 했다.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 직지심체요절 세계 문화유산 이야기(한국편)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 직지심체요절 교과서에 나오는 유케스코 세계 문화유산
[사진] 위키백과